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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오세훈이 던진 용서와 화해라는 화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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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문 작성일19-08-20 1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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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신문=이상문기자]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대한민국 위기극복 대토론회'에 참석한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매우 의미 있는 발언을 했다. 오 전 시장은 "예전 친박·비박, 이렇게 나뉘어져서 서로 아웅다웅 할 때도 보수를 지지하는 국민들은 그렇게 갈라져 있지 않았다.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정신적 분단상태는 아니었다. 보수층 내부의 정신적 분열, 그 어느 때보다 극심한 상태라는 점에서 위기의식을 느낀다"고 말했다. 그리고 "보수진영 내부에서 절체절명의 생존을 위한 화해와 용서의 운동이 일어나야 한다. 단합과 화해를 도모하지 못하는 한 내년 총선, 대선은 문(文) 정부에 갖다 바쳐야 한다. 그들의 정권재창출에 바쳐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단절과 반목의 해법으로 오 전 시장은 용서와 화해를 제시했다. 그는 "문 정권과도 용서와 화해로 가야한다. 조국 정국에서 가당한 생각이냐고 하겠지만 우리가 중도 중원을 향해 진격해서 캐스팅 보트를 쥐는 국민 30% 마음을 얻는 것, 암흑 같은 상황에서 그 분들 마음을 얻는 길은 용서와 화해를 우리 가치로 선택하는 것 외에는 방법이 없다"고 주장했다. 상당부분의 보수진영, 혹은 제1 야당인 자유한국당 안에서 극단의 대립과 반목을 선택하고 있는 것과는 달리 용서와 화해를 무기로 중도 보수층을 끌어 안아야겠다는 오 전 시장의 주장은 보수진영이 정권을 되찾아 오는 전략이기도 하거니와 우리 사회에 팽배해 있는 극한 대립을 끝낼 수 있는 가장 신묘한 방법이기도 하기에 환영한다.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청문회를 앞두고 여야가 '조국 대전'이라고 일컬어질 만큼 한치의 양보도 없는 대치를 하고 있고 황교안 대표는 문 정부의 독주를 막기 위한 장외투쟁을 선언한 상황에서 오 전 시장의 발언은 매우 신선한 충격이다. 물론 보수 진영에서는 '무슨 객쩍은 주장이냐'고 반발할지 모르지만 오 전 시장의 발언을 들은 상당수 국민들은 오랜만에 보수의 품격을 지킨 태도라고 환영할 것이 분명하다.

  용서와 화해는 우리 민족의 중요한 덕목이었다. 어린 시절부터 도덕시간에 배웠고 자라나면서 부모의 밥상머리 교육에서도 그렇게 배웠다. 그리고 또 우리의 아이들에게도 그렇게 가르치고 있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특히 국가를 이끌어가는 정치권이 좌우로 나눠 사생결단을 하고 있으니 학교 선생님이, 혹은 부모가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용서와 화해가 사회 갈등을 해결하는 가장 효과적인 덕목이라고 가르친다면 당장 '무슨 꼰대 같은 소리냐'고 반발할지 모를 판국이다.

  오 전 시장의 발언은 그런 면에서 상당한 울림으로 다가온다. 정치권에서, 특히 우리 근대사를 주도했던 보수진영에서 먼저 용서와 화해를 외치며 진정한 사회 통합의 필요성을 역설한다면 빛이 보이지 않는 보수진영의 부활도 불가능하지는 않을 것이다.
이상문   iou51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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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출처 : 경북신문 (www.kbs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