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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참전용사에 진정한 애도 보낸 칠곡군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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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신문 작성일21-04-12 1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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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일 에티오피아 6·25 참전용사회 멜레세 테세마 회장이 코로나19 합병증으로 세상을 떠났다. 그는 2016년과 2018년 두 차례 칠곡군을 방문했다. 백선기 칠곡군수는 그의 장례식에 추도사를 보내 애도했다.
   멜레사 테세마 회장은 에티오피아 강뉴부대 소속이다. 1951년 4월 12일 강뉴부대는 출정식을 갖고 대한민국을 돕기 위해 달려왔다. 에티오피아는 그보다 15년 전인 1936년 자신의 나라를 침공한 이탈리아를 막아달라고 국제연맹에 도움을 요청했지만 거절당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에서 전쟁이 발발했을 때 에티오피아는 동방의 작은 나라를 돕기 위해 목숨을 바치겠다며 달려와 줬다.
   멜레사 테세마 회장은 바로 6·25 전쟁에 참전했던 강뉴부대원이었다. 그는 1952년, 황실근위대에 근무했던 멜레세 소위는 22살이라는 젊은 나이에 자진해서 머나먼 타국의 전쟁터로 향했다. 황제가 황실 근위대에 친히 지어준 이름이 '강뉴'였는데 이는 에티오피아어로 '적을 초전에 격파한다'는 뜻이다. 실제로 그 이름처럼 강뉴부대원들은 253번의 전투에서 253번의 승리를 거두는 불패 신화를 만들었다.
   강뉴부대 4중대 소속이었던 멜레세 테세마 회장도 에티오피아에서 불패 신화를 이어갔다고 한다. 그는 요크고지, 낙타고지, 358 고지, 알발디고지에서 치열한 전투를 했고, 전쟁 중 오른쪽 다리에 부상을 당하기도 했다.
   그는 백발 노인이 되고 나서 한국을 두 번 찾았다. 그리고 한국인보다 한국을 더 사랑했다. 그는 생전에 이런 말을 남겼다. "저는 한국의 두 가지 모습을 모두 지켜봤습니다. 하나는 전쟁으로 폐허가 된 것, 또 하나는 급성장을 한 대한민국. 선진국의 반열에 들게 된 대한민국의 모습에 나를 포함한 강뉴부대원들이 더 행복해하는 것 같습니다. 우리가 흘렸던 피가 무의미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사실 우리나라가 아직 어려움이 많다 보니, 지금은 대한민국에 많은 도움을 요청하게 됩니다. 그때마다 괜스레 미안해지는데, 우리나라도 머지않은 훗날 경제가 안정되어서 보답할 기회가 주어지면 좋겠습니다."
   대한민국의 평화를 위해 목숨 걸고 싸웠던 그는 영웅이다. 그들이 있었기에 오늘의 우리가 있다. 단순하게 참전용사의 한 사람으로 역사적 가치만 부여해서는 안 된다. 진정성 있는 감사를 전해야 하고 그들에게 더욱 자랑스러운 대한민국을 만들어 보여줘야 한다. 백선기 칠곡군수가 치열했던 한국전쟁에서 영웅적 활약을 보였던 그를 보내면서 정성을 다해 추도한 것은 매우 의미가 있는 일이다. 우리를 위해 목숨을 바쳤던 이들에게 진정성 있는 태도를 보일 때 그들은 늘 우리 편이 되는 것이다.
경북신문   kua34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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