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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떡 줄 사람은 꿈도 안 꾸는데 김칫국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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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신문 작성일21-04-27 1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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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담에 '떡 줄 사람은 꿈도 안 꾸는데 김칫국부터 마신다'는 말이 있다. 상대방은 줄 생각을 않는데 받을 준비부터 먼저 하는 사람이 얄미워서 만들어진 속담일 것이다. 남의 입장은 생각하지 않고 자기이익만 구하는 욕심쟁이들을 두고 하는 말이다.
   내년 대권주자 여론조사에서 줄곧 1위를 달리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 지지자들의 행보를 두고 정치권 안팎에서 이러쿵 저러쿵 말들이 있다. 하지만 지지세는 꺾이지 않고 고공행진하고 있다. 지지율이 하늘 높은 줄 모르게 치솟자 본인 의사와 상관없이 여러 권의 책이 출판되는가 하면, 정치권에선 '윤석열 없는 윤석열 신당'이 창당되는 등 '윤석열 특수'를 누리려는 이들이 우후죽순 나서고 있다.
   윤석열 지자들이 지난 24일 다함께 자유당(가칭) 대구시당 창당 발기인대회를 열어 주목을 끌었다. '윤석열을 사랑하는 모임'(윤사모)을 주축으로 구성된 다함께 자유당은 앞서 지난달 27일 인천에서 중앙당 창당 발기인대회를 연 데 이어 지역별로 시·도당을 창당하는 중이다. 이들은 지역구별 지역 위원장을 임명하는 등 정당 구색을 갖췄다. 명함에도 윤 전 총장의 얼굴을 넣었다. 하지만 정작 윤 전 총장과 교감한 적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른바 윤석열 없는 윤석열 신당인 셈이다. 윤석열 전 총장 측근은 윤 전총장과는 아무런 연관이 없다고 극구 해명해도 그들은 막무가내다.
   출판계에서는 '윤석열 붐'이 일고 있다. '윤석열의 진심', '구수한 윤석열', '윤석열의 운명' 등 올해 들어 출간된 책만 여러 권이다. 주식 시장에서는 윤 전 총장과 과거 학맥 등으로 얽힌 '윤석열 테마주'도 연일 화제다. 이 같은 장외 움직임을 두고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의 '파리' 발언도 새삼 주목받는 모양새다. 김 전 위원장은 지난달 한 라디오방송에서 "저런 사람이 하나 나타나면 속된 말로 파리가 많이 모이게 돼 있다. 잘 골라서 치울 건 치우고 받을 건 받는 걸 얼마나 능숙하게 하느냐에 성공 여부가 달렸다"고 말한 바 있다.
   실제 정치권에서는 윤 전 총장의 이름을 꼬리표처럼 달고 나오는 이런 움직임이 정작 침묵하고 있는 당사자에게 큰 도움이 안 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역 보수 정치권 한 관계자는 "윤 전 총장이 단기필마로 대선에 나서긴 어렵고 결국 '조직'을 찾아 나설 것이라는 예상에 우후죽순 나서는 것인데, 해가 되면 됐지 도움이 된다고 보긴 어렵다. 이들을 어떤 방식으로 깔끔하게 정리하느냐가 '정치인 윤석열'의 첫 과제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결국 김칫국부터 마시는 사람들이 많으면 많을수록 잡음만 많아질 뿐 당사자인 윤석열에게 어떤 도움을 줄지 미지수다. 남의 입장은 생각하지 않고 자기이익만 구해서는 더욱더 안 된다.
   김칫국 마시는 분들이여, 진정 윤석열 전 총장을 대권주자로 키우려면 인내하고 지켜야 한다. 우리 안에 아직도 자신을 버리지 못하고 스스로를 높이고 위대하게 생각하는 스스로를 기망하는 마음은 없는지 무거운 마음으로 옷깃을 쓰다듬어 본다.
경북신문   kua34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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