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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감정노동자 인권 보호 생각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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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신문 작성일21-04-27 1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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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감정을 드러내지 않고 전시적인 감정으로 고객을 상대하는 노동을 감정노동이라고 한다. 이 직종에 종사하는 노동자의 대표적인 예는 백화점이나 대형마트의 판매직 사원, 여객기 승무원, 콜센터 직원 등이다. 이들은 자신의 감정과 기분을 통제해 언제나 고객에게 최선의 친절을 베풀어야 한다. 코미디언이 무대에 오르기 전 가족의 사망 소식을 전해 듣고도 무대에서 관객을 웃겨야 하는 상황도 감정노동자의 어려움을 얘기할 때 자주 등장한다.
   사회가 발전할수록 우리 주위에는 이 같은 감정노동자의 수가 늘어난다. 그러나 이들 감정노동자를 대하는 국민의 수준이 아직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고 한다. 대구시의 경우다. 대구시는 약 35만명에 이르는 감정노동자들이 있다. 대구시는 이들의 근무환경 실태를 조사한 결과, 부당하거나 무리한 요구, 폭언·폭행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대구시의 감정노동자 규모는 총 35만명(공공부문 2363명, 민간부문 35만1951명)으로 지역 전체 종사자 대비 36.2% 수준이다. 서비스산업의 고도화와 기업 간 경쟁 심화 등으로 앞으로도 계속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들 감정노동자들이 고객 폭력 및 차별대우를 받은 경험은 폭력위험도에 있어 공공(38.3점)이 민간(27.7점)보다 10.6점이 더 높은 가운데 공공과 민간 모두 모욕적 비난, 욕설, 고함 등과 같은 정신적 폭력 위험도(공공 48.5점, 민간 33.2점)가 가장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조직 차원의 감정노동 관리도는 민간(53.3점)이 공공(48.2점)보다 소폭 더 높은 가운데 공공·민간 모두 매뉴얼 개발과 보급 및 교육이 가장 높았으며 개인 차원 감정노동 관리도는 공공과 민간 모두 낮았고 직장상사나 동료관계를 통한 관리방법이 가장 많았다.
   감정노동의 원인에 대해 공공은 부당하거나 무리한 요구, 고객의 폭언·폭행 등의 순으로 높은 반면, 민간은 고객의 폭언·폭행이 가장 높았다. 감정노동의 피해 및 고충 최소화 과제로 공공부문은 과도하고 강압적인 친절요구 개선(56.2%), 악성고객 대응 및 처벌(42.9%) 순이었으며 민간은 휴식시설 지원(49.5%), 서비스 평가 불이익 제한(42.5%), 악성고객 대응 및 처벌(39.3%) 등의 순이었다.
   감정노동의 횟수와 강도는 앞으로 점점 더 늘어날 것이다. 그리고 국민의 의식수준이 개선되지 않은 한 노동자들의 부당한 처우는 나아지지 않을 것이 분명하다. 최근 벨기에 대사 부인의 폭력도 감정노동자의 심각한 상황을 대변해 주는 현실이다. 지금부터라도 공공부문에서부터 감정노동자의 보호를 현실적으로 강화하고 점차 민간으로 넓혀나가는 방안을 강구해야 할 것이다.
경북신문   kua34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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