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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이준석 열풍은 국민의힘 개혁 요구하는 민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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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신문 작성일21-05-26 1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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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당권 레이스에서 불어닥친 이준석 돌풍이 심상치 않다. 2030 남성들의 절대적인 지지를 등에 업은 이준석 전 최고위원은 당내 중견인 나경원 주호영을 압도하고 있다. 과연 이 바람이 잠시 부는 돌개바람일지, 아니면 당의 전면적인 쇄신을 예고하는 태풍의 전조일지는 아무도 알 수 없다. 그러나 최소한 그동안 노후한 정당이라는 비판을 받아온 국민의힘이 새로운 개혁의 요구를 거세게 받고 있다는 점은 인정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이준석의 돌풍에 가장 긴장하는 쪽은 누가 뭐래도 국민의힘 중견들일 것이다. 그동안 기득권을 유지해 왔던 당권을 30대 중반의 청년에게 넘겨줄 수도 있다는 위기감으로 오싹할지도 모른다. 그들은 코앞으로 다가온 대통령 선거를 관리할 인물로는 원외 인사인 이준석 전 최고위원으로는 부족하다는 점을 부각하고 있다. 그러나 그동안 '보수 꼴통당'으로 치부되던 국민의힘의 정체성을 벗고 새로운 중도 개혁 정당으로 태어날 수 있다는 대의명분 앞에서는 그 주장이 그리 설득력 있어 보이지는 않는다.
   그리고 다음으로 긴장하는 쪽은 더불어민주당일 것이다. 민주당의 송영길 대표가 60에 가까웠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만약 국민의힘 당권을 이준석이 차지할 경우 진보의 선명성이 퇴색될 수도 있다는 것에 노심초사하고 있을 것이다. 지난 서울·부산 보궐선거에서 나타났던 민주당에 대한 민심 이반도 민주당의 선명성이 퇴색했다는 국민의 정서가 반영됐다고 본다면 이준석의 선전이 적잖게 고민스러울 것이다.
   또 권은희 국민의당 원내대표는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나와 이준석을 평가하면서 "외관은 청년이지만 사실 기득권 정신"이라고 비판했다. 그것은 이 전 최고위원이 야권통합에 반대하는 입장을 분명하게 했기 때문이다. 이 전 최고위원은 "안철수 대표가 국민의당 전력의 99%"라며 "지금 갑자기 급조하고 계신 당협 조직이나 이런 것들은 한 푼도 안 쳐드리겠다"고 말한 바 있다. 국민의당은 만약 이준석이 국민의힘 대표가 된다면 야권통합이 물 건너갈 수도 있다는 계산을 하고 있는 것이다.
   국민의힘 일각에서는 이준석의 정치경험을 두고 원외인사가 당대표를 맡는 것은 안 된다고 하는 모양이다. 그것에 대해 이준석은 그렇다면 윤석열이 대통령 후보로 거론돼서는 안 된다고 강하게 대응했다. 지나친 고정관념에 둘러싸인 우리나라 정치권의 단면을 보여준 것이다.
   지금 30%의 지지도를 보이고 있는 이준석이 국민의힘 대표가 될 수 있다고 단언할 수는 없다. 최종 선거 방식은 책임당원 70%, 일반 여론조사 30%이기 때문이다. 지금 발표되는 여론조사는 전국민을 상대로 당원 분포와 관계 없이 지역별 인구대로 실시한 값이다. 그러나 당원들의 마음이 흔들리고 있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국민의힘이 새로운 개혁 정당으로 태어날 수 있을지 주목해볼 만하다.
경북신문   kua34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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