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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춘의 詩의 발견] 완행열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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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前동리목월문예창작대학 … 작성일21-01-19 1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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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인·前동리목월문예창작대학 교수 김성춘급행열차를 놓친 것은 잘 된 일이다
조그만 간이역의 늙은 역무원
바람에 흔들리는 노오란 들국화
애틋이 숨어있는 쓸쓸한 아름다움
하마터면 모를 뻔했지
완행열차를 탄 것은 잘된 일이다
서러운 종착역은 어둠에 젖은
거기 항상 기다리고 있거니
천천히 아주 천천히 누비듯이 혹은 홈질 하듯이
서두름 없는 인생의 기쁨
하마터면 모를 뻔했지
 -허영자, '완행열차' 
  어쩔 수 없이 새해 들어 나이를 한 살 더 먹으니 허벅지, 종아리에 근육이 더 빠진 걸 실감 한다.
   책을 조금만 읽어도 눈이 침침해져 늙어 가는 내 모습에 쓸쓸해 진다 내 몸은 오늘도 속절없는 급행열차처럼 생의 종착지로 총알처럼 달리고 있다.
    마음은 완행열차처럼 느릿느릿 가고 싶은데…
   허영자 시인의 시, '완행열차'는 정신없이 쫓기듯 사는 현대인의 삶을 뒤돌아보게 하는 성찰의 시다. 첫 행 "급행열차를 놓친 것은 잘 된 일이다" 얼마나 여유있는  깨달음인가.
   급행열차를 탈려다가 놓친 것을 오히려 '잘 됐다'고 담담해하는 넉넉한 그 마음, 시인의 마음이다. 필자도 여행을 갈 때, 가능하면 요즈음도 완행열차를 탄다.
   서두름 없는 생의 행복을 느끼기 위해서다.
   완행열차를 타면 잘 보이지 않던 새로운 사소한 사실들이 발견된다.
   시의 화자처럼 '간이역의 늙은 역무원이 주는 한가한 삶의 태도에서 느림의 미학을 느끼기도 하고, '바람에 흔들리는 노오란 들국화'에서 애틋이 숨어 있는 자연이 주는 쓸쓸함의 미학을 발견하기도 한다.
   '서두름 없는 생의 기쁨!'을 "하마터면 모를 뻔"해서는 안 된다, "아주 천천히 옷감을 누비듯" 느림의 기쁨을 씹어봐야 한다.
   이제 젊을 때처럼 헛되이 세월을 보낼 수 없다. 어리석은 생각과 어리석은 판단으로 뼈 아픈 후회를 해서도 안 된다. 부질없는 욕망도 버려야 한다.
   날 풀리면 동해바다도 구경 할 겸 마음 맞는 친구와 감은사 절터나 구경 가야겠다.
시인·前동리목월문예창작대학 …   kua34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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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출처 : 경북신문 (www.kbs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