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동국대학교 경주캠 비대면 수업에 찬바람 부는 석장동 대학가
페이지 정보
서민재 작성일21-03-16 16:22본문
↑↑ 신학기 개강을 맞이한 학생들로 활기를 띠어야 할 경주 석장동 대학가가 적막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사진은 16일 석장동 대학가의 한 사거리.
[경북신문=서민재기자] “비대면 수업을 하니까 자취할 이유가 없죠. 2학기는 대면 수업으로 진행되길 고대하고 있어요.”
코로나19의 영향으로 동국대학교 경주캠퍼스가 올 1학기도 비대면 수업으로 진행하면서 석장동의 개강 특수는 옛말이 돼버렸다.
16일 점심시간에 방문한 경주 석장동 대학가. 불과 1년 전만 해도 학생들이 무리를 지어 대학가를 활보했으나, 이날은 도로변에 세워진 택시가 행인보다 많았다.
석장동 사거리에 5분 동안 거리를 오가는 행인이 10명 미만이었다. 동국대 경주캠퍼스가 대부분의 강의를 비대면 방식으로 운영하면서 학생들이 석장동에 자취할 이유가 사라지게 된 것이다.
석장동에서 만난 공인중개사 정종교(63) 씨는 올해 석장동 원룸 공실률이 70%에 이를 것 같다고 전망했다.
그는 “석장동 대학가는 타 대학가와 달리 90% 이상이 학생들로 구성돼 있어, 코로나19 이전에도 방학 시즌에는 거리에 활기가 사라졌었다”며 “사실상 동국대 경주캠퍼스 학생들이 상권을 먹여 살리고 있었으니 지금 같은 경기 침체는 당연한 결과”라고 말했다.
석장동 원룸 주인 김주식(73) 씨는 3분기 백신 접종이 앞당겨지기만을 고대하고 있다.
김씨는 “비대면 수업이 이어지다 보니, 휴학을 하거나 군대를 가는 학생이 많아졌다”며 “석장동 대학가의 경기 침체를 해결할 수 있는 것은 코로나19 종식 뿐”이라고 말했다.
정부의 백신 타임테이블대로 진행되면, 3분기(7~9월)부터 백신이 집중적으로 들어오기 때문에 개강일인 9월을 전후로 3500만 명이 1차 접종을 끝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 때문에 2학기부터 대면 수업이 진행되기만 하면 다시 석장동 원룸의 공실률이 회복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단, 경기 침체의 원인이 코로나19인 것은 맞지만, 석장동 대학가의 잠재적인 문제점은 한둘이 아니다.
지난달 1일 동국대 경주캠퍼스 총학생회가 진행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재학생 1046명 중 1023명이 경주캠퍼스 이전에 찬성했다.
설문조사에는 대학가로서 부족한 인프라와 교통, 석장동의 높은 원룸 가격, 월세가 아닌 사글세를 받는 부동산 계약 등이 불만 사항으로 지적됐다.
석장동은 학기 시작 전인 2월부터 학기가 끝나는 12월까지 10여개월 동안 원룸 임대 비용을 사글세로 지급해야 한다. 정씨는 석장동 원룸이 사글세로 계약하는 것이 수요와 공급 문제라고 설명했다.
불과 3~4년 전에는 학생 수에 비해 원룸이 많이 부족했기 때문에 원룸 계약이 임대인에게 유리한 사글세 방식으로 진행됐다.
그는 “이제는 시간이 지나면서 학생 수보다 원룸이 많아졌기 때문에 점차 사글세가 월세로 전환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석장동의 높은 원룸 가격과 관련해선 “지방치고 싼 편은 아니다”면서도 “석장동의 집세라고 알려진 것이 일부 오해가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덧붙였다.
정씨에 따르면 동국대학교 병원과 가장 가까운 곳에 위치한 원룸들은 2021년 기준 사글세로 500~550만원에 이른다.
반면, 동국대 후문 지역이나 석장동 사거리의 원룸은 250~300만원 선으로, 일부 지역이 비싼 것은 사실이지만 모든 석장동 원룸이 비싼 것은 사실이 아니라고 설명했다.
석장동 원룸 주인들과 상인들 또한 문제점이 지적된 것과 관련해 학생들과 소통해야 할 필요성을 느끼고 행동에 나서고 있다.
동국대 경주캠퍼스 내부에서도 “석장동과 연계해 어떤 사업을 추진하려고 해도 소통할 창구가 없다”는 말이 나오는 등 석장동과 동국대 경주캠퍼스의 상생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석장동 주민들은 동국대 경주캠과의 소통 창구를 만들기 위해 석장동발전협의회를 지난달 16일 발족했다.
윤대범(56) 석장동 발전협의회장은 “석장동이 어려운 상황에 직면해 경기 침체를 겪는 것도 있지만 더 큰 문제는 학교와 석장동의 소통 부재라고 생각한다”며 “석장동이 명실상부한 대학가 거리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서민재 wp0603@naver.com
[경북신문=서민재기자] “비대면 수업을 하니까 자취할 이유가 없죠. 2학기는 대면 수업으로 진행되길 고대하고 있어요.”
코로나19의 영향으로 동국대학교 경주캠퍼스가 올 1학기도 비대면 수업으로 진행하면서 석장동의 개강 특수는 옛말이 돼버렸다.
16일 점심시간에 방문한 경주 석장동 대학가. 불과 1년 전만 해도 학생들이 무리를 지어 대학가를 활보했으나, 이날은 도로변에 세워진 택시가 행인보다 많았다.
석장동 사거리에 5분 동안 거리를 오가는 행인이 10명 미만이었다. 동국대 경주캠퍼스가 대부분의 강의를 비대면 방식으로 운영하면서 학생들이 석장동에 자취할 이유가 사라지게 된 것이다.
석장동에서 만난 공인중개사 정종교(63) 씨는 올해 석장동 원룸 공실률이 70%에 이를 것 같다고 전망했다.
그는 “석장동 대학가는 타 대학가와 달리 90% 이상이 학생들로 구성돼 있어, 코로나19 이전에도 방학 시즌에는 거리에 활기가 사라졌었다”며 “사실상 동국대 경주캠퍼스 학생들이 상권을 먹여 살리고 있었으니 지금 같은 경기 침체는 당연한 결과”라고 말했다.
석장동 원룸 주인 김주식(73) 씨는 3분기 백신 접종이 앞당겨지기만을 고대하고 있다.
김씨는 “비대면 수업이 이어지다 보니, 휴학을 하거나 군대를 가는 학생이 많아졌다”며 “석장동 대학가의 경기 침체를 해결할 수 있는 것은 코로나19 종식 뿐”이라고 말했다.
정부의 백신 타임테이블대로 진행되면, 3분기(7~9월)부터 백신이 집중적으로 들어오기 때문에 개강일인 9월을 전후로 3500만 명이 1차 접종을 끝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 때문에 2학기부터 대면 수업이 진행되기만 하면 다시 석장동 원룸의 공실률이 회복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단, 경기 침체의 원인이 코로나19인 것은 맞지만, 석장동 대학가의 잠재적인 문제점은 한둘이 아니다.
지난달 1일 동국대 경주캠퍼스 총학생회가 진행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재학생 1046명 중 1023명이 경주캠퍼스 이전에 찬성했다.
설문조사에는 대학가로서 부족한 인프라와 교통, 석장동의 높은 원룸 가격, 월세가 아닌 사글세를 받는 부동산 계약 등이 불만 사항으로 지적됐다.
석장동은 학기 시작 전인 2월부터 학기가 끝나는 12월까지 10여개월 동안 원룸 임대 비용을 사글세로 지급해야 한다. 정씨는 석장동 원룸이 사글세로 계약하는 것이 수요와 공급 문제라고 설명했다.
불과 3~4년 전에는 학생 수에 비해 원룸이 많이 부족했기 때문에 원룸 계약이 임대인에게 유리한 사글세 방식으로 진행됐다.
그는 “이제는 시간이 지나면서 학생 수보다 원룸이 많아졌기 때문에 점차 사글세가 월세로 전환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석장동의 높은 원룸 가격과 관련해선 “지방치고 싼 편은 아니다”면서도 “석장동의 집세라고 알려진 것이 일부 오해가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덧붙였다.
정씨에 따르면 동국대학교 병원과 가장 가까운 곳에 위치한 원룸들은 2021년 기준 사글세로 500~550만원에 이른다.
반면, 동국대 후문 지역이나 석장동 사거리의 원룸은 250~300만원 선으로, 일부 지역이 비싼 것은 사실이지만 모든 석장동 원룸이 비싼 것은 사실이 아니라고 설명했다.
석장동 원룸 주인들과 상인들 또한 문제점이 지적된 것과 관련해 학생들과 소통해야 할 필요성을 느끼고 행동에 나서고 있다.
동국대 경주캠퍼스 내부에서도 “석장동과 연계해 어떤 사업을 추진하려고 해도 소통할 창구가 없다”는 말이 나오는 등 석장동과 동국대 경주캠퍼스의 상생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석장동 주민들은 동국대 경주캠과의 소통 창구를 만들기 위해 석장동발전협의회를 지난달 16일 발족했다.
윤대범(56) 석장동 발전협의회장은 “석장동이 어려운 상황에 직면해 경기 침체를 겪는 것도 있지만 더 큰 문제는 학교와 석장동의 소통 부재라고 생각한다”며 “석장동이 명실상부한 대학가 거리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서민재 wp0603@naver.com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