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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호 특별기고] 날이 새면 뿔뿔이 날아가는 면피(免避)의 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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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풍회장·교육학박사 김영호 작성일21-04-19 1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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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풍회장·교육학박사 김영호김삿갓 시집에 나오는 가련이란 기생이 지은 시귀(詩句)이다. "새는 같은 나뭇가지에 잠을 자도 날이 새면 뿔뿔이 날아간다. 인생 또한 이러하거늘 어찌하여 눈물 흘려 옷소매를 적시는가(衆鳥同枝宿 天明各自飛 人生亦如此 何必淚沾衣)."
   기방에서 많은 사람을 만나서 격어 본 기생이 김삿갓이 떠나가며 지은 시(詩)에 답하면서 나름대로 정리해본 마음을 담아 토해낸 한 구절이지만 '인생역여차'라 인생도 역시 이와 같다는 말에는 뭔가 교훈적 의미를 갖는 같아서 허무하고 야속한 느낌을 갖게 해준다.
   해가 지면 후조(候鳥)들은 잘 곳을 찾아 가지에 나란히 앉아 함께 잠을 자지만, 해가 뜨면 아침 먹잇감을 구하기 위해 날아가고 만다. 일차 목적을 달성하면 또 다른 목적을 위해 각자 떠나가는 새떼들. 가지에 남아 있어도 먹이를 날라주는 헌신적인 당번과 같은 동료 새가 없을 바에야 날아가야 하는 것이 나그네와 같은 새들의 현실적 삶의 방식이 아닌가.
   인생은 나그네라 하지 않았던가. 나그네는 머물 곳이 있는 정주인(定住人)이 아니다. 떠나가야 하고 숙식처를 찾아야 하는 마치 야숙(野宿)의 새와 같은 존재일지 모른다.
   기생 가련은 인생을 비거조(飛去鳥)라 했지만 하룻밤 쌓고 간 김삿갓의 정념(情念)이 스스로 흘린 눈물이 되어 옷깃을 적시게 하였으니, 그것은 흔적을 지우는 무주(無主)의 허망한 무상용매(無常溶媒)이었으리라.
   정치적 신념과 철학을 함께 하려고 나란히 의석에 앉아 한국의 민주주의를 발전시키며 국태민안과 국가발전에 헌신하면서 해석하기 어려운 발언으로 유권자의 심정에 닥아 섰던 의원들이 지난 4.7선거가 보여준 선명한 리트머스 페이퍼의 가시적 변색에 이제 천명(天明)에 날아가는 새들의 행동모형을 준비하는 것 같이 보인다.
   여당은 당을 이끌 인물을 뽑아 민생에 초점을 맞추려 하고, 야당은 어려운 합당과제로 화학변화를 시도하면서 새로운 정책목표를 정립하는 모습을 메스 콤을 통해 알려주고 있어서 다행스럽게 여겨지나, 이제 지방의 기로인(耆老人) 조차 문화적인 식견(識見)이 높아져져서 거개(擧皆)가 변동하는 시류에 이순(耳順)의 안목을 지닌듯하니, 위정자는 말 한마디 행동 하나라도 국민의 대표요 대변자라는 입장을 한시라도 잊어서는 아니 될 것이며, 마치 잠깬 아침새(朝鳥)처럼 각자 산비(散飛)해도 아니 될 것 같다.
   요즈음 미국이 중국에 대해 보여주는 불편한 관계가 다시 창공에 군사용 비행기를 띠우고 바다에는 항공모함이 거대한 훈련을 하면서 힘의 시위가 새로운 위상변화의 밀리터리 퍼포먼스(military performance)가 되고 있어서, 철조망이 거친 한반도는 미완의 완충지처럼 위협적 걱정으로 닥아 오는 것 같다.
   모이고 해어지는 것이 인간의 일상 정황이라 하였으나, 굳건한 신념이 바탕이 되었다면 쉽게 날아 가버리는 철새 같은 정치인이 될 수 는 없을 것이며, 시끄러운 현실적 민생과제를 나란히 숙의하여 끝까지 모범답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날이 새면 뿔뿔이 날아가는 면피(免避)의 새 같은 정치인은 아마도 국민은 원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정풍회장·교육학박사 김영호   kua34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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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출처 : 경북신문 (www.kbs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