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채정 미래생각] `재분배의 역설`의 역설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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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미래연구원 부연구위원 이… 작성일19-11-12 19:00본문
↑↑ 국회미래연구원 부연구위원 이채정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빈곤통계연보'에 따르면 2010년부터 2016년까지 상대적 빈곤율(가처분소득 기준 중위 50% 미만 인구 비중)은 13~14%대를 유지하고 있다. 빈곤층 규모에 변동이 발생하지 않은 것이다.
한편 2010년 이후 복지지출 규모는 보편주의적 사회정책을 중심으로 확대되었다. 2013년 0~5세 영유아를 대상으로 무상보육을 시행하였고 2014년 노인 소득하위 70%를 대상으로 하는 기초노령연금을 기초연금으로 전환한 뒤 지속해서 기초연금액을 인상하고 있으며 2018년 0~6세 영유아를 대상으로 도입한 아동수당을 2019년에는 0~7세로 확대하였다. 그러나 경제성장률이 전년대비 하락한 2018년 2/4분기 기준 상대적 빈곤율은 15.7%로 집계되었다. 보편주의적 복지지출의 확대가 빈곤층 규모의 감소로 이어지지 못하는 것이다.
왜 가난한 사람들을 두고 살만한 사람들에게 혜택을 주는 사회정책을 펼치고 있냐고 힐난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다. 우리나라는 일반 국민을 대상으로 하는 보편주의적 복지지출 비중이 적어 복지체감도가 낮은 국가인 것도 사실이다. 그러니 사회수당 형태의 복지지출을 확대하여 전반적인 복지체감도를 높일 필요가 있었다. 다만 재분배의 역설의 역설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다가오는 변화에 대응하자고 말하고 싶다.
사회정책도 경제정책과 함께 경기변동에 대응한다. 사회정책과 경제정책은 자주 다투는 이란성 쌍둥이지만 위기에는 유연하게 함께 맞서왔다. 이들에게 불변의 진리는 없다. 상황에 맞추어 늘리기도 줄이기도 상대적으로 강자인 쪽에 서기도 약자인 쪽에 서기도 하면서 당면과제를 풀어낸다. 한동안 재분배의 역설에 근거하여 정책을 펼쳐왔다면 이제는 저성장과 재분배의 역설의 역설에 대응할 차례이다. 그리고 언젠가는 다시 재분배의 역설에 근거한 정책을 확대해야 할 시점이 올 것이라고 믿는다.
우리나라의 2019년 경제성장률이 1%대를 기록할지도 모른다는 어두운 뉴스가 낙엽 지는 계절을 더욱 쓸쓸하게 만든다. 빈곤층을 포용하는 재분배 기능이 정체되고, 그나마도 사회구성원이 나눌 자원의 총량이 감소하는 추운 계절을 마주하고 있는 셈이다. 영하의 날씨에 시리다 못해 아린 손을 푹 찔러 넣을 주머니 있는 두꺼운 옷을 미리 꺼내두어야 하지 않겠는가? 그리하여 혹독한 계절을 모두 함께 무사히 보내고 봄날으로 가자. <끝>
국회미래연구원 부연구위원 이… kua348@naver.com
한편 2010년 이후 복지지출 규모는 보편주의적 사회정책을 중심으로 확대되었다. 2013년 0~5세 영유아를 대상으로 무상보육을 시행하였고 2014년 노인 소득하위 70%를 대상으로 하는 기초노령연금을 기초연금으로 전환한 뒤 지속해서 기초연금액을 인상하고 있으며 2018년 0~6세 영유아를 대상으로 도입한 아동수당을 2019년에는 0~7세로 확대하였다. 그러나 경제성장률이 전년대비 하락한 2018년 2/4분기 기준 상대적 빈곤율은 15.7%로 집계되었다. 보편주의적 복지지출의 확대가 빈곤층 규모의 감소로 이어지지 못하는 것이다.
왜 가난한 사람들을 두고 살만한 사람들에게 혜택을 주는 사회정책을 펼치고 있냐고 힐난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다. 우리나라는 일반 국민을 대상으로 하는 보편주의적 복지지출 비중이 적어 복지체감도가 낮은 국가인 것도 사실이다. 그러니 사회수당 형태의 복지지출을 확대하여 전반적인 복지체감도를 높일 필요가 있었다. 다만 재분배의 역설의 역설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다가오는 변화에 대응하자고 말하고 싶다.
사회정책도 경제정책과 함께 경기변동에 대응한다. 사회정책과 경제정책은 자주 다투는 이란성 쌍둥이지만 위기에는 유연하게 함께 맞서왔다. 이들에게 불변의 진리는 없다. 상황에 맞추어 늘리기도 줄이기도 상대적으로 강자인 쪽에 서기도 약자인 쪽에 서기도 하면서 당면과제를 풀어낸다. 한동안 재분배의 역설에 근거하여 정책을 펼쳐왔다면 이제는 저성장과 재분배의 역설의 역설에 대응할 차례이다. 그리고 언젠가는 다시 재분배의 역설에 근거한 정책을 확대해야 할 시점이 올 것이라고 믿는다.
우리나라의 2019년 경제성장률이 1%대를 기록할지도 모른다는 어두운 뉴스가 낙엽 지는 계절을 더욱 쓸쓸하게 만든다. 빈곤층을 포용하는 재분배 기능이 정체되고, 그나마도 사회구성원이 나눌 자원의 총량이 감소하는 추운 계절을 마주하고 있는 셈이다. 영하의 날씨에 시리다 못해 아린 손을 푹 찔러 넣을 주머니 있는 두꺼운 옷을 미리 꺼내두어야 하지 않겠는가? 그리하여 혹독한 계절을 모두 함께 무사히 보내고 봄날으로 가자. <끝>
국회미래연구원 부연구위원 이… kua34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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